2025년 상반기 JTBC에서 방영된 토일드라마 중 가장 화제가 되었던 작품을 꼽는다면 단연 《협상의 기술》을 빼놓을 수 없다. 이제훈이 주연으로 출연한 이 드라마는 기존의 로맨스나 액션 중심의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른 장르적 시도를 보여주었으며,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오피스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M&A라는 전문적이고 복잡한 비즈니스 세계를 일반 시청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각본과 연출력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드라마 제작 에피소드 및 소개
《협상의 기술 (2025)》은 2025년 3월 8일부터 2025년 4월 13일까지 《옥씨부인전》의 후속으로 방영된 JTBC 토일 드라마다. 총 6부작으로 구성된 이 드라마는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의 M&A 전문가와 그 팀의 활약상을 담은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본격적인 비즈니스 드라마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의 기획 단계부터 제작진들은 단순한 오피스 드라마를 넘어서 실제 M&A 업계의 치열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자 했다. 이를 위해 실제 M&A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대기업들의 실제 인수합병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하여 각본에 반영했다. 특히 협상 테이블에서 벌어지는 심리전과 전략적 사고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독특한 연출 기법들이 도입되었다. 안판석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협상이라는 것이 단순히 말의 기술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략적 사고가 결합된 고도의 예술"임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드라마 속에서 등장하는 각종 협상 기법들은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활용되는 것들로, 시청자들에게는 교육적 효과까지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작비는 총 150억원이 투입되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리얼한 오피스 세트 구성과 해외 로케이션 촬영에 사용되었다. 특히 도쿄와 상하이에서 진행된 해외 촬영은 글로벌한 M&A 시장의 현실감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등장인물 및 출연진 소개
《협상의 기술》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출연진들의 앙상블이다. 각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들은 단순한 선악구조를 넘어선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인물들로 그려졌다.
윤주노 역 - 이제훈
드라마의 주인공인 윤주노는 산인그룹의 M&A 전문가로, 업계에서는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제훈은 이 역할을 위해 실제로 6개월간 M&A 업무를 공부했으며, 특히 협상 테이블에서의 미묘한 표정 변화와 심리적 압박감을 표현하는 데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백발의 캐릭터로 변신한 그의 모습은 기존 이제훈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오순영 역 - 김대명
윤주노의 동료이자 때로는 경쟁자인 오순영 역을 맡은 김대명은 윤주노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협상가를 연기했다. 감정적이고 직선적인 성격의 오순영은 때로는 윤주노와 충돌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복잡한 관계를 보여준다. 김대명은 이러한 캐릭터의 다면성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호평을 받았다.
송재식 역 - 성동일
산인그룹의 회장으로 등장하는 송재식은 성동일이 맡았다. 냉철한 사업가이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복합적 캐릭터로, 성동일은 자신만의 독특한 연기 톤으로 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윤주노와의 mentor-mentee 관계를 그려내는 장면들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발휘했다.
하태수 역 - 장현성
경쟁 기업의 M&A 담당자인 하태수 역의 장현성은 윤주노의 최대 라이벌로 등장한다. 장현성은 이 역할을 통해 기존의 선량한 이미지를 벗고 냉혹한 비즈니스맨의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했다.
이동준 역 - 오만석
팀의 막내이자 신입사원인 이동준 역을 맡은 오만석은 M&A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청년의 성장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베테랑들 사이에서 점차 성장해가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제공했다.
드라마 간단 줄거리 (결말 포함)
《협상의 기술》의 이야기는 산인그룹이 일본의 대형 제조업체 타카하시 코퍼레이션을 인수하려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인수합병 딜의 규모는 무려 11조원에 달하며, 성공할 경우 산인그룹은 아시아 최대의 제조업 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드라마 초반부에서는 윤주노가 이끄는 M&A팀이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경쟁사인 대륙그룹 역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윤주노는 자신만의 독특한 협상 전략으로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대응해 나간다. 중반부에서는 타카하시 코퍼레이션의 내부 권력 다툼이 드러나면서 상황이 복잡해진다. 창업주의 딸인 타카하시 유키코와 전문경영인 사이의 갈등, 그리고 숨겨진 부채 문제 등이 연쇄적으로 터져나오면서 인수합병 협상은 점점 미궁에 빠진다. 윤주노는 이러한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차근차근 해결책을 모색해 나간다.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는 최종 협상 테이블에서 벌어진다. 산인그룹과 대륙그룹, 그리고 타카하시 코퍼레이션의 양 세력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마지막 협상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윤주노는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한 카드를 꺼내들며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낸다. 바로 타카하시 코퍼레이션의 숨겨진 기술 특허와 관련된 정보였다. 하지만 결말 부분에서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윤주노가 그동안 진행해온 모든 협상이 사실은 더 큰 그림의 일부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산인그룹의 회장 송재식은 애초부터 타카하시 인수가 아닌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며, 윤주노는 그 계획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최종적으로 타카하시 코퍼레이션 인수는 성사되지만, 그 과정에서 윤주노는 자신의 과거와 관련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그의 아버지가 과거 타카하시 코퍼레이션과 관련된 사업 실패로 인해 자살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적인 복수심이 그를 이 일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던 동기였다는 것이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밝혀진다. 드라마는 성공적인 인수합병 완료와 함께 윤주노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일본으로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암시하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남겨둔다.
감상평
《협상의 기술》은 여러 면에서 기존 한국 드라마의 관습을 벗어난 야심찬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M&A라는 전문적이고 복잡한 분야를 다루면서도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각본의 완성도가 인상적이었다. 협상 과정에서 벌어지는 심리전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연출 기법들도 신선했다. 이제훈의 연기는 그동안 보여준 캐릭터들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방을 압박하는 장면들에서 보여준 카리스마와 섬세한 표현력은 그의 연기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를 보여주었다. 백발의 외모 변화도 캐릭터의 무게감을 더해주는 효과적인 선택이었다. 성동일, 김대명, 장현성 등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각 캐릭터들이 가진 고유한 협상 스타일과 철학을 구별되게 표현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들의 앙상블 연기는 단순한 선악구조를 넘어선 복합적인 인간관계를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일부 아쉬운 점들도 있었다. 6부작이라는 짧은 분량으로 인해 일부 캐릭터들의 서사가 충분히 발전되지 못한 느낌이 있었다. 특히 오순영과 이동준의 개인적인 배경 이야기가 더 깊이 있게 다뤄졌다면 더욱 풍성한 드라마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M&A 업계의 현실을 다루면서도 지나치게 이상화된 부분들이 있어 아쉬웠다. 실제 M&A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딜레마나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의 기술》은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새로운 장르적 시도를 보여준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특히 비즈니스 드라마라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장르를 성공적으로 국내에 소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시청률도 초반 3%대에서 시작해 최종회에는 9%대까지 상승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연출적으로도 혁신적인 시도들이 많았다. 협상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표현하기 위한 독특한 카메라 워크와 편집 기법들은 기존 드라마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특히 긴장감 넘치는 협상 장면들에서 사용된 클로즈업과 몽타주 기법들은 시청자들을 협상 테이블 안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결론
《협상의 기술》은 2025년 한국 드라마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작품이었다. M&A라는 전문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일반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이야기로 풀어낸 점이 가장 큰 성과였다. 이제훈을 비롯한 출연진들의 열연과 완성도 높은 연출이 조화를 이루며 높은 수준의 작품을 완성해냈다. 특히 협상이라는 행위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심리적 통찰력이 필요한 고도의 예술임을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각 캐릭터들이 보여준 다양한 협상 스타일과 철학들은 시청자들에게 비즈니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드라마의 성공에 힘입어 시즌2 제작이 확정되었다는 소식도 반가운 일이다. 첫 시즌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캐릭터들의 서사와 더욱 복잡하고 흥미진진한 M&A 사건들이 다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윤주노의 일본에서의 새로운 도전과 등장이 예고된 신규 캐릭터들의 활약이 궁금하다. 한국 드라마가 로맨스와 액션 위주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협상의 기술》은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런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들이 더 많이 제작되어 한국 드라마의 저변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는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현대 비즈니스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유용한 통찰력을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협상은 비단 M&A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상에서 필요한 기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주요 시청 포인트
- 이제훈의 파격적인 캐릭터 변신과 연기력
- 실제 M&A 업계를 사실적으로 그린 스토리텔링
- 협상 과정의 심리전을 시각화한 독특한 연출
- 조연 배우들의 뛰어난 앙상블 연기
- 예상치 못한 반전과 결말